“옆 동네는 매달 15만 원씩 2년이나 준다는데, 우리는 세금만 내고 혜택이 없네요.”

얼마 전 충북 옥천군이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주민들에게 매달 15만 원씩, 2년간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내용이었다. 그러자 바로 옆 동네인 보은군 주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극에 달했다.
행정 구역 선 하나 차이로 누구는 돈을 받고, 누구는 못 받는 상황. 민심이 술렁이자 결국 지자체가 지갑을 열었다. 보은군을 시작으로 충북 지역 전체에 ‘현금 복지 경쟁’의 불이 붙었다.
단순한 지원금이 아니다. 이건 지자체 간의 자존심 싸움이자,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생존 전략이다.
1인당 60만 원, 보은군의 맞불 작전

보은군은 내년 상반기 모든 군민에게 ‘1인당 60만 원’을 지급하기로 확정했다. 4인 가족이라면 앉은 자리에서 240만 원이 생기는 셈이다.
지급 방식은 전략적이다. 한 번에 다 주는 게 아니라 두 번에 나눠 준다.
1차는 설 명절 전후에 30만 원, 2차는 5월 가정의 달에 30만 원이다.
현금이 아닌 ‘선불카드’로 지급되는데, 사용 기한이 내년 9월까지로 못 박혀 있다. 지역 내에서만 써야 하니 골목 상권도 살리고, 주민들의 불만도 잠재우는 ‘일거양득’을 노린 것이다.
충북 전역으로 번지는 ‘지원금 도미노’

재미있는 건 이 흐름이 보은군에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은도 주는데 우리는 왜 안 주냐”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인근 지자체들도 부랴부랴 곳간을 열고 있다.
괴산군은 1인당 50만 원 지급 계획을 발표했고, 영동군 역시 50만 원 지원을 위해 조례를 준비 중이다. 제천시와 단양군도 질세라 1인당 20만 원 지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야흐로 충북 지역은 지금 ‘지원금 춘추전국시대’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이런 현금성 지원 경쟁은 당분간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냉정한 현실

당장 통장에(혹은 카드로) 돈이 들어오니 기분은 좋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돈의 출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농어촌 기본소득(옥천군)은 국비가 포함되지만, 이번에 보은군 등이 지급하는 민생지원금은 전액 ‘지자체 예산’이다. 보은군은 그동안 아껴둔 비상금(통합재정안정화기금) 960억 원 중 일부를 헐어서 쓰는 것이다.
곳간을 헐어서 민심을 달래는 건 당장은 달콤하지만, 장기적으로 지역 재정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도로를 깔거나 노후 시설을 정비해야 할 예산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결국 챙길 건 챙겨야 한다
어찌 됐든 정책은 결정됐고, 돈은 풀린다. 내가 사는 지역이 해당되는지, 지급 기준일(보통 12월 31일)에 전입 신고가 되어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특히 이번 지원금은 ‘신청주의’일 가능성이 높고, 사용 기한이 정해진 선불카드 형태다.
지금 당장 내가 사는 지자체의 공지사항을 확인해라. 옆 동네 잔치를 구경만 하다가, 정작 내 밥그릇을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주는 돈은 감사히 받고, 그 돈이 내 세금이라는 사실만 잊지 않으면 된다.







